책소개
시집 『엄마의 용기』가 출간되었다. 한 사람의 삶을 끝까지 지탱해 온 어머니의 사랑과 결단, 그리고 그 사랑을 뒤늦게 깨달은 아들의 고백을 담은 시집이다. 이 책은 단순히 어머니를 추억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가난한 농촌의 계절 속에서 자녀들을 키우며 집안을 지켜 낸 한 여성의 삶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다른 누군가의 희생과 용기 위에 세워지는지 보여준다.
시집은 논두렁, 모내기, 새참, 아궁이, 군불, 전학, 통학길, 절구, 호미, 문풍지 같은 구체적인 생활의 풍경을 따라간다. 그 익숙한 농촌의 사물과 장면들은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기꺼이 내어준 어머니의 시간과 사랑을 드러내는 상징이 된다. 특히 “공부해야 산다”는 한마디, 전학을 위해 경운기에 이삿짐을 싣고 나서던 결단, 아흔넷이 된 지금도 여전히 자식의 안부를 먼저 묻는 마음은 이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축이다.
『엄마의 용기』는 어머니를 찬양하는 미화된 헌사가 아니다. 오히려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사랑, 젊은 날에는 알지 못했던 희생, 아버지가 된 뒤에야 읽히는 부모의 마음을 담담하게 받아 적은 기록이다. 그래서 이 시집은 한 사람의 개인사를 넘어,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있는 어머니와 고향, 가족과 세월의 얼굴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고, 지금 곁에 있는 부모의 시간을 조금 더 깊이 바라보게 하는 따뜻한 시집이다.
저자 박기형
30여 년간 외환카드, 외환은행, 하나은행 IT부서에서 근무하며 결제 시스템과 금융 인프라 구축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글로벌 QR결제 플랫폼 기업 지엘엔인터내셔널에서 일하며, 금융 기술이 사람의 일상과 연결되는 현장을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있다. 오랜 직장 생활과 가족 안에서의 삶을 지나며, 역할과 성과 너머에 있는 ‘나 자신’을 이해하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기록과 사유, 관찰을 통해 삶을 정리하고, 배우는 과정을 글로 남기고 있다. 『아빠의 책장』, 『금융, 세상을 잇다』에 이어, 삶을 대하는 태도와 질문을 차분히 풀어낸다. 부모의 변화 없이 자식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며, 지금도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목차
머리말
어머니께 드리는 헌시
1부 흙의 숨결, 땀의 기록
논두렁
모내기 날
새참
볏짚 집
탈곡기
소
전학
들길
지게
소꼴
썰매
아궁이
장작
나무 마루
오죽 빗자루
군불
시골의 밤
우물
복바위
평상
소풍
홍합
새끼
곰방대
목소리
경운기
두 개의 굴뚝
석곡(石谷)
2부 어머니의 손과 부엌의 온기
통학길
김치국밥
성적표
추어탕
라면
볏단
대나무 소쿠리
호미
정한수
막걸리
절구
부지깽이
농번기
마당
다듬잇돌
굽은 허리
동치미
문풍지
제삿날
밥 먹으라
일요일 오후
재수(再修)
외갓집
감나무
친구
누나들
저수지
배추
음력 정월 초닷새
서리
3부 자라나는 시간, 떠나는 시간
경상도 사나이와 아들
큰 목소리 사이에서
딸들의 교실
스물한 살의 어머니
모르는 얼굴
딸 넷의 시간
대구 셋째 누나
집안의 결정
막내의 자리
어머니의 자존심
아흔넷의 걸음
나는 괜찮다
꺼진 보일러
좋은 생각
석곡의 웃음
돌아갈 집
이웃사촌
전화기 너머
어머니는 자식의 거울
마을회관
수류화개
효도
돼지 잡던 날
음력 사월 초닷새
물동이
부식 담당자
첫 명절
대문 없는 마을, 석곡
아흔넷의 소녀
백지 앞에서
4부 세월의 얼굴, 어머니의 시간
어머니의 정의
이 나이에 만난 친구
애썼다
훈련소 퇴소식
훼손된 사진
병원 가는 날
어머니께
균형의 자리
단정한 사람
마을 입구에서
책 한 권의 효도
겨울 하늘의 연
서울은 춥제
일곱 갈래의 마음
들길의 들국화
아흔넷의 손을 잡은 막내
아들을 강조하던 날
어머니를 넘어설 수 없는 아버지
막내 아버지의 후회
어머니를 닮은 내 목소리
어머니에게 배운 부성
어머니와 나, 그리고 아들
아들을 보며 깨닫는 어머니
아버지의 무게
아버지가 되어 알게 된 것
봄비 오는 날
그늘 요람
어머니의 등
맺음말
